생동주의자

57 단순화

핵심 선언

“정보는 너에게서 오지만, 그것을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나의 일입니다.”

이런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 “좋은 정보를 많이 알려줄수록 더 잘 이해하지 않을까요.”
  • “찾아보면 다 나오는데, 굳이 정리해서 줄 필요가 있나요.”
  • “정보가 많을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거 아닌가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뭔가 빠져 있습니다. 정보를 얻는 것과 정보를 쓸 수 있게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보는 원석입니다. 원석 그대로는 쓸 수 없습니다.

광산을 생각해보세요. 금은 땅속에 있지만, 캐낸 흙덩이를 그대로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불순물을 걷어내고, 녹이고, 다듬어야 비로소 쓸 수 있는 형태가 됩니다.

정보도 다르지 않습니다. 정보는 누군가로부터, 혹은 어딘가에서 옵니다. 그것은 ‘너’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그 정보를 받아서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핵심만 남기는 단순화 작업은 반드시 '나'의 손을 거쳐야 합니다.

원석은 너에게서 오지만, 그것을 금으로 만드는 것은 나의 일입니다.


정보가 많다고 이해가 깊어지지 않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전달하려 합니다. 성실하고 진심입니다. 하지만 듣는 학생은 점점 무거워집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보의 양이 이해의 깊이를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많을수록, 상대는 핵심에서 멀어집니다. 많이 아는 것과 잘 이해하는 것은 다릅니다.

전달하는 사람이 단순화하지 않으면, 받는 사람이 그 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단순화의 주체가 흐려질 때 문제가 생깁니다.

여기서 자주 일어나는 실수가 있습니다. 정보를 얻은 사람이 그것을 그대로 넘기는 것입니다. “내가 아는 것을 다 알려줄게”라는 마음은 선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단순화의 책임은 상대에게 넘어갑니다.

정보의 주체는 너여도 됩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다듬고, 어느 만큼 전달할지 결정하는 단순화의 주체는 반드시 나여야 합니다. 그 책임을 내가 지지 않으면, 상대는 정보의 홍수 앞에서 혼자 허우적거리게 됩니다.


단순화는 정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핵심을 남기는 것입니다.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습니다. 단순화가 정보를 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나무를 다듬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가지치기는 나무를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곳에 낭비되던 힘을 핵심 줄기로 모으는 것입니다. 단순화란, 상대가 가장 필요한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내가 먼저 솎아내는 작업입니다.

덜어낼수록 남는 것이 더 선명해집니다. 그것이 단순화의 본질입니다.


진정한 의미

정보를 얻는 것과 정보를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다른 단계입니다. 정보의 주체가 너라는 것은, 그 내용과 방향은 상대에게서 온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단순화의 주체가 나라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지의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입니다. 이 구분이 흐려지면, 좋은 정보도 상대에게 닿지 못하고 흩어집니다. 정보를 얻었다면, 그다음은 나의 일입니다.

정보는 너에게서 오지만, 그것을 빛나게 하는 것은 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화, 그것이 정보를 진짜 쓸 수 있게 만드는 마지막 작업입니다.